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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나는 잘 운다. ㅋ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누가 울면 따라 울기도 하고,
슬픈 영화나 책을 읽으면서 울기도 하고,
화가 나도 울고,
소중한 사람이 슬픈 표정을 짓기만 해도 운다.
그런데 막상 슬프거나 우울한 일이 나에게 닥치면 잘 안 운다.
아니,
참는다.
억지로 억지로 외면하고,
이리저리로 피하면서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직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마음 한 켠에 자리 잡은 생각은
방심하는 사이 '울컥'하는 감정으로 올라올 때가 있다.
그래도 계속 신경 쓰고 있는 편이라
잘 제어하기도 하고
잘 억누르기도 한다.
이렇게 참고 참은 억눌린 감정은
시간이 아주아주 많이 흐른 뒤에
무의식 속에 숨어있다가
보통날 아무 일도 아닌 일상을 살다가
터져 나온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왜 눈물이 나지?', '엥? 왜 울지?', '지금 눈물이 난다고?'라고 생각하면서
이상한 사람이네 하고 넘겼는데,
그 이유를 이제 알았다.
음..
어떻게든 해소가 되긴 하는 거니, 괜찮다고 본다.
영문도 모른 채 과거의 슬픔을 흘려보내는 게 꽤나 괜찮은 방법 같다.
그래서
지금은 울 수 없다.
(지금 울면 너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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