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록/수집

요즘 너를 두고 나의 꼴이다.

by yulmussi 2024. 4. 26.
반응형

 

1. 여러 가지 이유로 글을 쓰지 않았다.

 

게으른 탓이겠지만 변명을 해보자면...

사실은 어떤 일에 대한 상실감으로 인하여 무기력증이 왔었다. 

꺼내서 좀 정리를 해야 하는데,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한편에 미뤄두고 미뤄둔 게..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지금 상태는 

무기력한 상태에서는 조금 벗어났지만

여전히 꺼내어 놓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글로 쓰는 것 자체가 조금 회복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음 한 줄 꺼내어 쓰는 것조차 쉽지 않았으니까.. 

 

 

2. 공감이 가는 시 하나를 발견했다.

 

무화과 숲 - 황인찬

쌀을 씻다가
창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는데도

저녁에는 저녁을 먹고,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고

일상을 보내고 밤에는 꿈을 꾼다.

 

보통날의 일상을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은 길을 쌀을 씻으며 보고, 눈을 감으면 꿈을 꾼다.

 

 

겉으론 보통 날의 일상을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 내 안에서는 나오지 않은 그 사람으로만 가득 차 있는 것이지..

 

 

파도 -나태주

 

바위는 언제나 그 자리 

그대로 있지만

파도는 저 혼자 애가 타서

거품을 물고 몰려와서는

제 몸을 부수고 

산산조각으로 죽는다

 

오늘 너를 두고 나의 꼴이다

 

 

요즘 나의 꼴이다.. ㅎㅎㅎ

 

슬픔 😥

300x250

'기록 > 수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백희다, 너는 또 봄일까  (2) 2024.08.28
[시] 이승은, 굴절  (0) 2024.08.27
너의 우울이 길다  (0) 2023.12.13
슬픔을 해결하는 나만의 방법  (2) 2023.11.22
[글]진짜 아무글  (0) 2023.09.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