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러 가지 이유로 글을 쓰지 않았다.
게으른 탓이겠지만 변명을 해보자면...
사실은 어떤 일에 대한 상실감으로 인하여 무기력증이 왔었다.
꺼내서 좀 정리를 해야 하는데,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한편에 미뤄두고 미뤄둔 게..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지금 상태는
무기력한 상태에서는 조금 벗어났지만
여전히 꺼내어 놓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글로 쓰는 것 자체가 조금 회복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음 한 줄 꺼내어 쓰는 것조차 쉽지 않았으니까..
2. 공감이 가는 시 하나를 발견했다.
무화과 숲 - 황인찬
쌀을 씻다가
창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는데도
저녁에는 저녁을 먹고,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고
일상을 보내고 밤에는 꿈을 꾼다.
보통날의 일상을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은 길을 쌀을 씻으며 보고, 눈을 감으면 꿈을 꾼다.
겉으론 보통 날의 일상을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 내 안에서는 나오지 않은 그 사람으로만 가득 차 있는 것이지..
파도 -나태주
바위는 언제나 그 자리
그대로 있지만
파도는 저 혼자 애가 타서
거품을 물고 몰려와서는
제 몸을 부수고
산산조각으로 죽는다
오늘 너를 두고 나의 꼴이다
요즘 나의 꼴이다.. ㅎㅎㅎ
슬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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