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법원 "기증품 판매시 부가세 내야"...아름다운가게, 세금소송 패소

비영리 공익법인이 판매하는 기증품도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공익 목적 사업이더라도 '실비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면세 조건이 아니라는 취지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전국 84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가세 경정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아름다운가게는 의류나 잡화 등 기증품을 받아 시장가격의 10∼50% 수준으로 판매한 수익으로 공익사업을 하는 비영리 단체다. 전국 113개의 사업장에서 기증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창립을 이끌었다.

2015∼2017년까지 부가세를 신고·납부해오던 아름다운가게는 면세 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미 납부한 세금을 돌려달라며 경정을 청구했다. 과세당국이 이를 거부하자 지난해 "기부 물품 판매 수익은 면세 대상에 해당한다"며 소가 14억원의 행정소송을 냈다.

아름다운가게는 기증품이 부가세법상 부가세 면세 대상인 '공익 목적 단체의 실비 공급 재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아름다운가게는 “기증품을 시장가보다 낮게 팔았으므로, 기증품을 팔아 남은 ‘순이익'은 없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며 “재화의 공급을 통해 순이익이 발생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면 이는 ‘실비’로 재화가 공급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부과세 부과는 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은 '공익 목적 사업'은 맞지만, '실비로 공급한 재화'로 볼 수는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실비는 공급자가 '실제로 들인 비용'으로 공급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이윤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판단을 위한 필요 조건일 뿐, 완전히 일치하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아름다운가게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